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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AG 출전·신인상 수상 불발...더 높은 자리 바라보는 윤영철

"다음에 더 좋은 상을 받아야죠."KIA 타이거즈 좌완 신인 투수 윤영철(19)은 지난 4일 열린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조아바이톤 에이상을 받았다. 행사장을 나서는 그에게 "신인상을 받지 못해 아쉽지 않느냐"라고 묻자,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윤영철은 올 시즌 고졸 신인 투수 중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찼고, 부상 없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25경기에 나섰다. 8승 7패·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고교 시절(충암고)부터 정확한 제구력과 영민한 경기 운영 능력, 상대 타자의 스윙 타이밍을 빼앗는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빠른 공 구속은 140㎞/h 초반이지만, 상대 타자를 '제압'할 줄 아는 투구를 보여줬다. 김종국 KIA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그 자질을 눈여겨 봤고, 이전 3시즌 동안 선발진을 지킨 임기영 대신 윤영철을 선발 투수로 썼다. 윤영철은 신인상에 도전할 수 있는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 시즌(2022) 28과 3분의 2이닝만 소화하며 신인상 수상 조건을 갖춘 2년 차 우완 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에게 밀렸다. 문동주는 2023 정규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 8패·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국내 투구 최고 구속(160.1㎞/h)을 경신하며 화제를 모았고, 9~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선발돼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문동주는 총 85표를 얻어 수상자가 됐고, 윤영철은 15표를 받았다. 지난주부터 이어지고 있는 연말 시상식에서도 문동주가 신인상을 휩쓸고 있다. 문동주는 4일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다른 상 수상자로 참석한 윤영철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라는 진심을 전했다. 윤영철도 "(문)동주 형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라고 화답했다. 프로 무대 데뷔 뒤 처음으로 참석한 시상식. 윤영철에겐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그는 신인상을 받지 못한 아쉬움보다 언젠가 더 좋은 선수로 인정 받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신인상을 받지 못해 아쉽지 않느냐"라는 덕담에 특유의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더 좋은 상을 받아야죠"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선 언젠가 최고투수상을 받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윤영철은 항저우 AG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뒤에도 "아쉬운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뛰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딱 한 번뿐인 신인상 수상 기회는 잡지 못했지만, 윤영철의 시선은 이미 더 높은 무대를 향하고 있다. 윤영철은 올 시즌 보완점을 확인했다. 경험이 부족한 탓에 장기 레이스 노하우가 없었고, 늦여름에는 페이스가 크게 떨어졌다. 올 시즌 고교 시절보다 훨씬 많은 이닝(122와 3분의 1)을 소화한 만큼 비활동기간 보강 훈련은 필수다. 경기 체력, 시즌을 버텨내는 체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올 시즌 주축 타자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하며 정규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 밀렸다. 100% 전력을 가동하면 리그 상위권을 노릴 수 있는 팀이다.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안치홍을 영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노시환이 홈런왕에 오르며 리그 대표 타자로 올라서기도 했다. 문동주도 이전보다 더 많은 득점 지원을 전망이다. 2023년 대표 영건 투수들의 경쟁은 2024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7 10:29
예능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 철벽 수비 충암고에 勝 3연승 성공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가 단단한 수비를 뽐낸 충암고등학교를 꺾고 3연승에 성공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4회에는 반격에 나선 충암고와 이에 맞서는 최강 몬스터즈의 살얼음판 승부가 펼쳐졌다. 이날 선발 투수 송승준은 서서히 공에 적응해 가는 충암고 타자들을 상대했다. 그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힘을 보탠 건 팀 동료들이었다. 특히 유격수 류현인은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내며 사기를 북돋았다. 송승준 역시 "4회까진 던지겠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5회까진 던져주면 좋겠는데"라는 농담 섞인 부탁을 건넸다. 타석을 이끈 건 '용암택' 박용택이었다. 부진할 때 "10타석만 기다려 달라. 야잘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던 그가 최강 몬스터즈 2호 홈런의 주인공이 된 것. 박용택은 고척돔 우측 기둥을 때린 큼지막한 홈런으로 캡틴의 품격을 보였다. 선수들 역시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바라보며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덕아웃에 돌아온 박용택을 향해 최강 몬스터즈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는 무관심 세리머니로 그를 맞은 것. 홀로 신나서 하이파이브를 요청했던 박용택은 머쓱해진 채로 "이젠 해줘야지"라며 투덜댔고, 이에 선수들은 격한 환호로 홈런을 축하했다. 레전드의 맹공에 흔들리는 충암고를 주장 김동헌과 에이스 윤영철이 다독였다. 김동헌은 "맞으면서 배우는 것"이라며 팀을 추슬렀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윤영철은 예리한 직구를 내세워 최강 몬스터즈 타자들을 잠재웠다. 재정비를 마친 충암고는 평소 훈련량이 엿보이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반격을 시작했다. 충암고는 선발 송승준과 다음 투수 이대은의 투구수가 많아질 때를 틈타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최강 몬스터즈엔 유희관이 있었다. 완벽한 제구와 노련한 경기 운영을 뽐낸 유희관과 7할 포수 윤준호의 활약, 나아가 대주자로 도루에 성공한 한경빈까지 투타 조화를 이루며 충암고를 제압했다. 승장이 된 이승엽 감독은 "보는 분은 재미있었겠지만, 하는 사람들은 다리가 후들거리는 시소 게임이었다"라고 자평했다. MVP는 유희관이 선정, 앞선 두 경기에서 호투하고도 다른 선수의 수상을 바라만 봤던 그는 호명되자마자 무릎을 꿇고 "어머니!"를 외쳐 배꼽을 잡았다. 최강 몬스터즈의 세 번째 상대는 포수 윤준호의 원 소속팀 동의대였다. 다음 경기에 윤준호가 동의대 소속으로 뛴다는 소식을 접한 최강 몬스터즈는 "이건 안 된다.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전력의 반, 7할 타자다"라며 반대했다. 주전 포수로 나서게 된 이홍구 역시 손사래를 치며 포수 앓이를 예고했다. '최강야구'는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2022.06.28 11:05
예능

'최강야구' 위기의 송승준, 고교 최강 충암고 역습 시작

고교 야구 최강 충암고등학교가 최강 몬스터즈 레전드를 상대로 역습을 시작한다. 27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될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4회에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서는 충암고와 이를 상대하는 최강 몬스터즈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날 방송에서 선발로 등판한 송승준은 경기 초반 쾌투를 선보인다. 하지만 충암고는 서서히 송승준의 공에 적응하며 반격에 시동을 건다. 충암고 역습의 발판은 에이스 윤영철로부터 시작된다. "고교 좌완 투수 중 첫 번째 손가락에 꼽힌다"라는 중계진의 말을 증명하듯 윤영철은 예리한 투구로 최강 몬스터즈 타자들을 상대한다. 안정을 되찾은 충암고 선수들이 본연의 실력을 발휘하자 김선우 해설 위원은 "왜 충암고가 아마에서 최강의 팀인지 보고 있다. 일방적인 흐름을 완전히 바꿔놨다"라며 이들의 저력을 극찬한다. 기세를 탄 충암고는 평소 훈련량이 엿보이는 발군의 수비력으로 최강 몬스터즈의 공격을 원천 봉쇄한다. 충암고의 호수비에 최강 몬스터즈는 당황하게 된다. 특히 수비를 조율하는 주장 김동헌의 활약에 "정말 대성할 것 같다. 퍼포먼스와 스타성, 실력까지 갖췄다. 반해버렸다"라는 감탄까지 나온다. 충암고는 초반 실점을 극복하고 반격에 나서며 고교 최강자다운 존재감을 뽐낸다. 과연 최강 몬스터즈가 자신들을 위협하는 젊은 패기를 상대로 어떻게 반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황소영 기자 2022.06.25 19:36
연예일반

[차트IS] JTBC ‘최강야구’ 시청률 3.1%…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

‘최강야구’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21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JTBC ‘최강야구’ 3회는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 3.1%를 기록했으며, 2049 시청률 또한 1.5%를 기록했다. ‘최강야구’는 첫 방송 이후 매회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3회 방송에서는 최강 몬스터즈가 송승준과 이승엽의 활약 속에 덕수고등학교와의 2차전에서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 MVP 송승준은 선발 투수 장원삼의 팔꿈치 통증으로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지만,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으로 덕수고 타자들을 제압하며 삼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하지만 최강 몬스터즈의 발목을 잡은 건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서동욱이 다리 통증을 호소하자 직접 대주자로 출전했다. 그는 “팀이 위기일 땐 누군가는 메워야 한다. 팀플레이에선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선수 부족에 타자로 나서게 된 송승준은 강한 출루 의지를 보였다. 투혼을 발휘한 최강 몬스터즈는 덕수고를 7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했고 부상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최강 몬스터즈가 또 다른 고교 야구 강자 충암고와 어떤 명승부를 펼칠지, 새로 합류한 이대은, 김문호는 팀에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그 결과는 27일 오후 10시 30분 JTBC ‘최강야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다은 인턴기자 2022.06.21 13:38
예능

'최강야구', 고교 최강 덕수고 7이닝 콜드게임 勝‥송승준 MVP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가 송승준과 이승엽의 활약 속에 덕수고등학교와의 2차전에서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는 덕수고의 2차전, 그리고 또 다른 명문 고교 충암고와 최강 몬스터즈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송승준은 선발 투수 장원삼의 팔꿈치 통증으로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지만,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으로 덕수고 타자들을 제압했다. 특히 현역 시절 3연속 완봉승으로 얻은 '송삼봉'이라는 별명답게 강철 체력과 삼진 퍼레이드를 뽐내며 맏형으로서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강 몬스터즈의 발목을 잡은 건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2루타를 치고 나간 서동욱이 다리 통증을 호소하자 이승엽 감독은 타격 헬멧을 찾았다. 더 이상 출전할 선수가 없자 이승엽 감독이 직접 대주자로 출전한 것. 그라운드로 나선 이승엽 감독의 헌신에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해설진 역시 "대주자 이승엽은 처음 본다. 뭉클하다"며 감탄했다. 이승엽 감독은 "팀이 위기일 땐 누군가는 메워야 한다. 팀플레이에선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풍경의 배턴은 송승준이 이어받았다. 선수 부족에 타자로 나서게 된 송승준은 보호장구를 착용하며 "이거 어떻게 매는 거였지? 까먹었다"고 낯설어 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고교 괴물 투수 심준석의 매서운 투구에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타석에 올라선 송승준은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며 출루 의지를 보였고, 결국 외야까지 공을 날려 야구 천재라는 칭찬을 받았다. 하나로 똘똘 뭉친 최강 몬스터즈는 투혼을 발휘하며 덕수고를 7회 콜드게임으로 매조지으며 조기퇴근에 성공한다. 이날 MVP는 만장일치로 송승준이 차지했다. 송승준은 "원삼이 것을 대신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섯 번은 더 받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2연승을 거둔 최강 몬스터즈는 다음 상대로 충암고를 마주했다. 경기 전 라인업 발표에선 이대은과 김문호가 새롭게 합류, 보다 강력해진 전력을 구축하며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최강 몬스터즈는 선발 투수 송승준과 영건 3인방의 활약 속에 선취점을 올리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과연 충암고와 경기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최강 몬스터즈는 부상이 속출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서로의 빈틈을 메워주는 팀플레이로 스포츠가 선사하는 진정한 감동을 시청자에게 선물했다. 또한 이대은과 김문호의 합류로 한층 더 강하고 매력 넘치는 팀으로 진화할 것을 예고하며 기대를 모았다. '최강야구'는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2022.06.21 09:30
야구

라온고 돌풍 이끈 강봉수 감독 "선수단에 고개 숙여 감사"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는 정상에 오른 충암고만큼이나 패자로 최종 무대를 빛낸 라온고가 큰 박수를 받았다. 라온고는 결승전에서는 4-10으로 완패했지만, 우승 후보 강릉고와 서울고를 차례로 격파하며 4강전에 올랐다. 16강전에서 김해고에 10-8로 승리,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청룡기·황금사자기·대통령배·봉황대기) 8강에 진출했고, 결승전까지 오르며 거듭 새 역사를 썼다. 라온고와의 경기를 앞둔 팀의 사령탑들은 "공격이 강하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선수가 많았다. 지명타자 박찬양은 이번 대회 5경기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타율 0.647(17타수 11안타)를 기록하며 타격상과 최다안타상을 거머쥐었다. 리드오프 차호찬은 홈런 2개를 때려냈다. 모두 클러치 홈런이었다. 강릉고와의 8강전에서는 2-1, 1점 앞선 3회 타석에서 솔로 아치를 그렸다. 충암고와의 결승전에서도 라온고가 0-3으로 지고 있던 3회 말 2사 뒤 이번 대회 우수투수상을 수상하게 되는 윤영철을 상대로 좌월 홈런을 때려냈다. 4번 타자 권동혁은 강릉고 격침 주역이다. 4-3으로 앞선 8회 공격에서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좌중간 2루타를 쳤다. 주전 포수이자 주장 신동형은 끈질긴 승부로 상대 배터리의 혼을 빼놓았다. 안방에서도 투수들의 호투를 이끌었다. 강봉수 라온고 감독의 총력전도 통했다. 강릉고를 꺾기 위해 팀 주축 투수 윤성보와 박명근에게 4이닝씩 맡겼다. 두 투수는 나란히 80구 이상 기록했고, 투구 수 제한과 의무 휴식일 관련 규정으로 인해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하지만 4강 진출이라는 값진 경험을 위해 내일이 없는 경기를 펼쳤고, 승리를 따냈다. 열세가 예상됐던 서울고와의 4강전에서는 선발로 나선 우완 투수 조우석이 '인생투'를 선보였다. 한계 투구 수(105개)를 기록하며 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고교 무대에서 선발 투수가 9회 마운드에 오른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조우석은 서울고 강타선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강봉수 감독은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조우석의 성향이 공격적인 서울고 타자들을 제압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선수가 부응했다. '언더독'의 반란 외에도 매력 포인트가 많은 야구단이다. 일단 활력이 넘친다. 라온은 '즐거운'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인데, 학교 이름과 딱 맞는 팀 분위기를 보여줬다. 모든 팀이 기세 싸움을 위해 추임새를 넣지만, 라온고의 그것은 유독 창의적이고 재기가 넘쳤다. 단합력도 으뜸이다. 라온고의 질주는 주축 선수 부재 속에 이뤄낸 쾌거이기에 더 주목받는다. '제2의 김지찬'으로 기대받던 주축 외야수 성현호가 16강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투수 유상용(이상 3학년)도 부상 탓에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선수들은 모자에 두 선수의 등 번호인 7번과 21번을 새기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KBO리그에서도 종종 보이는 풍경이다. 결승 진출을 이끈 조우석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과) 함께 뛰는 느낌이 든다"라며 웃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 고교야구도 다르지 않다. 특히 메이저대회는 취업과 진학의 기로에 선 선수들이 매 타석, 공 1개가 쇼케이스인 셈이다. 라온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반적인 수준보다 조금 더 유연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강봉수 감독의 지도 방침이 팀에 잘 녹아든 덕분이다. 강 감독은 자신의 야구관과 지도 방향성을 주입하는 방식을 지양한다. 진지한 태도로 운동하도록 유도하면서도, 충분히 자율을 보장한다. 선수들을 향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운동을 할 때만큼은 최선을 다하자"고 외치는 지도자다. 스포츠맨십만큼은 철저하게 강조한다. 선수들이 팀 안팎으로 부정적인 기운을 드러내지 않도록 지도한다. 강 감독은 "배팅볼을 던져주는 1학년이 있기에 4번 타자가 나온다. 공을 받아주는 1학년 포수가 있기에 에이스가 만들어진다. 모두가 역할이 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동료) 탓하지 말자고 말한다. 그게 한 팀이다"라고 전했다. 상대를 향해 불필요한 자극도 하지 않는다. 종종 더그아웃에서 의도적으로 트래쉬 토크나 과한 제스추어를 하는 팀도 있다. 프로 무대보다는 많은 편이다. 하지만 강 감독은 "나는 절대 다른 팀 선수들을 비방하는 말이 우리 더그아웃에서 나오지 않도록 한다"라고 했다.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 진출을 확정한 서울고전 승리 뒤에도 한껏 기쁨을 만끽하다가, 스스로 제동을 거는 선수가 많았다. 다크호스를 넘어 강팀, 우승 후보로 올라선 라온고. 아직 갈 길은 멀다. 충암고와의 결승전에서도 실책으로 이어진 실책 2개에 발목 잡혔다. 몇 명 선수들은 이전보다 경직된 플레이가 보여줬다. 하지만 자양분이 될 것이다. 강 감독도 "결승전 뒤에도 일부 선수가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더라. '실책을 안 하면 프로나 메이저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잊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라고 말해줬다"라며 웃었다. 라온고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8일부터 재개되는 청룡기 16강전에 진출한 상태다. 다시 한번 고교야구를 달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감독은 "대통령배는 선수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결승전이 끝난 뒤 선수단을 향해 "좋은 감독을 만들어줘서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한다"라고 해줬다. 이사장님, 교장 선생님 등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를 전한다. 결승 무대에 또 언제 오를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당장 이번 청룡기가 될 수도 있다. 선수단을 향해 '다시 한번 해보자'고 전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3 19:46
야구

'서울고전 8⅔이닝 1실점' 조우석 "당연히 인생 최고 투구였죠"

난타전은 없었다. 라온고 우완 투수 조우석(19)이 반전 투구로 고교 야구팬을 흥분시켰다. 조우석은 20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서울고와의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 8⅔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눈부신 투구를 보여줬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한 경기 한계 투구 수(105개)에 도달했다. 완투급 호투였다. 라온고는 4-1로 승리하며 대통령배 결승전에 진출했다. 22일 오후 1시부터 충암고와 최종 대결을 펼친다. 조우석은 1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서울고 2번 타자 권종원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 전날(19일) 유신고전에서 투·타 맹활약한 이재현을 상대했다. 정타를 허용했지만,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귀루하지 못한 1루 주자까지 잡아냈다. 고비를 넘긴 조우석은 1회 말 공격에서 타선이 2득점 하며 리드를 안기자, 더욱 힘을 냈다. 2회는 선두 타자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땅볼 처리했다. 선두 타자 사구로 출루를 허용한 3회는 이승한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조세진과 권종원을 모두 땅볼 처리했다. 4회도 선두 타자 이재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문정빈을 우익수 뜬공, 김동빈을 2루 땅볼로 잡아냈다. 유신고전에서 승부를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친 김무성과의 승부에서도 땅볼을 유도했다. 타선은 4회 공격에서 2점을 더 안겼다. 조우석은 득점 뒤 이어진 투구에서 다시 한번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서울고 하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6회도 조세진·권종원·이재현 1~3번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조우석은 7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무성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무실점 행진이 깨졌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후속 타자 박지민을 내야 뜬공 처리했다. 투구 수는 83개. 범타를 유도하는 투구가 돋보였다. 8회도 삼자범퇴로 막았고, 9회 이준서와 이재현까지 땅볼 처리했다. 투구 수 105개를 채운 조우석은 마운드를 박진환에게 넘겼다. 구원 투수가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내며 라온고의 승리를 지켜냈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라온고 선수들은 조우석을 향해 축하와 감사를 쏟아냈다. 조우석은 이번 대회 전까지 등판한 2021시즌 8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한 투수다. 팀에서 승수와 이닝 소화가 가장 많은 투수다. 그러나 지난 16일 열린 김해고와의 16강전에서는 2과 3분의 1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3실점 하며 다소 부진했다. 라온고는 전날(19일) 열린 강릉고전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에이스급 투수 윤성보와 박명근을 모두 투입했다. 두 투수 모두 80구 이상 던졌다. 준결승전에 나설 수 없었다. 타격전이 예상된 서울고전. 그러나 조우석이 반전을 안겼다. 강봉수 라온고 감독은 "서울고 타자들이 공격적이기 때문에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조우석이 잘 던져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전했다. 경기 뒤 만난 조우석은 "목표로 내세운 이닝 수는 없었다. 그저 '0.1이닝(한 타자)만 더 가보자'라는 마음이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동료들과 선생님들이 더그아웃에서 응원해준 덕분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서울고전 등판 내용을 두고 "당연히 내 '인생투'였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조우석은 "나는 어떤 투수인지 소개를 부탁한다"라는 물음에 "공은 느리지만, 직구와 변화구 제구력은 자신감을 갖고 있는 투수"라고 말했다. 서울고전에서 증명한 모습이다. 조우석의 롤모델은 KT 우완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다. 투구 유형은 다르지만 제구와 완급 조절로 맞춰 잡는 경기 운영을 하는 점이 닮았다. 조우석은 "내가 KT팬이기도 하지만, 고영표 선배님의 체인지업과 제구력을 보면 감탄이 나온다. 배우고 싶다"라며 웃었다. 공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0 17:29
야구

'강호 간판깨기' 라온고, 서울고 4-1로 꺾고 대통령배 결승 진출

라온고가 '디펜딩챔피언' 강릉고에 이어 전통의 강호 서울고까지 꺾고 대통령배 결승전에 진출했다. 라온고는 20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서울고와의 대회 4강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조우석이 8⅔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며 서울고 강타선을 막아냈다. 타선은 1회와 4회 각각 2점씩 내며 조우석을 지원했다. 라온고는 오는 22일 오후 1시 충암고와 대통령배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라온고는 1회 말 선제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박성준이 서울고 선발 투수 김훈기를 상대로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3번 타자 이호열이 우중간 2루타를 치며 2·3루를 만들었다. 전날(19일) 열린 강릉고와의 8강전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치며 승리 주역이 된 4번 타자 권동혁이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번 대회 멀티 히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라온고 지명타자 박찬양이 주자 한 명을 더 불러들였다. 5번 타자 이주호가 사구로 출루하며 이어진 1·2루에서 깔끔한 중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이호열의 득점을 이끌었다. 라온고가 2-0으로 앞서갔다. 상대 실책으로 생긴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4회 초 1사 2루에서 신동형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서울고 3루수가 잡지 못했다. 1·3루에서 나선 전영서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루를 만들었고, 세 번째 타석에 나선 차호찬이 좌중간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차호찬은 전날(19일) 열린 강릉고와의 8강전에서 솔로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를 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준 선수다.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냈다. 선발 투수 조우석은 '인생투'를 펼쳤다. 강호 서울고 타선을 6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냈다. 2~4회 모두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했지만, 침착하게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했다.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서울고 김무성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무실점이 깨졌지만, 후속 박지민을 내야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7회를 마쳤다. 조우석은 8회도 마운드에 올랐고,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냈다. 9회는 공 1개를 던질 때마다 더그아웃의 함성을 받으며 투구했다. 이준서와 이재현을 모두 땅볼 처리했다. 완투는 실패했다. 한계 투구 수(105개)를 채웠다. 라온고는 마운드에 오른 구원 투수 박진한이 상대 4번 타자 문정빈을 상대로 27번째를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상대를 향한 예의를 갖추면서도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뒤 강봉수 라온고 감독은 "상대 타선이 펀치력이 좋고 공격적인 타자들이 많아서,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조우석이 잘 던져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끝까지 믿고 갔다. 정말 잘 던져줬다"라며 수훈 선수를 칭찬했다. 2016년 창단한 라온고는 지난 16일 열린 김해고와의 16강전에서 승리하며 처음으로 전국대회 8강전에 진출했다. 19일 열린 8강전에서는 지난해 대통령배 우승팀이자 올해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강호 강릉고를 7-3으로 꺾었다. 3-3 동점이었던 8회 공격에서 4득점 했다. 4번 타자 권동혁이 승부를 가르는 3타점 쐐기타를 쳤다. 라온고는 이튿날 열린 4강전에서도 탄탄한 전력을 증명하며 고교 야구팬을 열광시켰다. 서울고는 2017년 열린 51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야구 명문. 하지만 라온고가 한 수 앞선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라온고는 오는 22일 오후 1시부터 인상고를 꺾고 결승전에 선착한 충암고와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라온은 '즐거운'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라온고의 즐거운 반란이 결승전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0 17:01
야구

[대통령배] 김주원 4타점 활약...유신고 4강행

유신고가 올해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3연속 우승을 노린다. 대통령배 8강전에서 김주원(2학년)의 맹타에 힘입어 4강에 올랐다. 유신고가 30일 충북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제53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8강 경기에서 북일고를 7-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유신고는 광주일고-충암고의 8강전 승자와 31일 4강전을 치른다. 유신고는 올해 황금사자기에 이어 청룡기에서도 우승하며 고교 야구 최강자로 떠올랐다. 아직까지 대통령배 우승이 없는데, 올해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유신고는 준결승을 위해 최강 투수진을 아꼈다. 3학년 원투 펀치 소형준과 허윤동을 벤치에서 쉬게 했다. 대신 2학년 투수 우호제(2이닝 무실점)와 김기중(2이닝 무실점), 1학년 투수 박영현(3이닝 무실점)을 투입해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성열 유신고 감독은 "소형준, 허윤동 등 팀의 주축 투수들을 4강전에 출전시켜야 해서 아꼈는데, 1, 2학년 투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탄탄한 마운드에 힘입어 타자들도 경기 초반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1회 3점, 2회 2점, 3회 2점을 뽑았다. 3번 타자 김주원이 4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김주원은 1회 1사 주자 2루에서 좌전 2루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2회 1사 주자 2, 3루에서는 1루 땅볼을 쳤지만 3루주자는 홈을 밟아 1타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3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침 이날은 김주원의 생일이었다. 김주원은 "생일이어서 그런지 잠도 잘 자고 몸도 유독 가벼웠다. 한 경기 4타점은 거의 기록해본 적이 없다. 생일에 의미있는 기록을 세워서 기쁘다"고 말했다. 8세에 야구를 시작한 김주원은 쭉 내야수로 뛰었다. 야구 센스가 있고 타격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25경기에 나와 타율 0.329, 2홈런, 14타점, 17득점 등을 기록했다. 특히 수비에서 돋보인다.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고, 부드러운 핸들링으로 주자를 잡아냈다. 이성열 감독은 "3학년 박정현이 졸업하면, 내년부터 김주원을 유격수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수비 범위가 넓고, 센스가 뛰어난 선수는 주로 유격수 포지션에 배치한다. 이 감독은 그만큼 김주원의 수비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김주원은 "타격보다도 수비에 더 신경을 많이 쓴다. 어려운 땅볼성 타구를 잡으면 무척 재미있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 문자 중계 및 정보는 대통령배 공식 홈페이지(https://baseball.joins.com/)와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baseball_joongang/)에서 볼 수 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7.30 14:23
야구

‘7인 7색’ 역대 2000안타 대기록의 사나이들

KBO리그에 2000안타 타자가 또 한 명 탄생했다. LG 정성훈(36)이다.그는 28일 잠실 kt전에서 프로 통산 2000번째 안타를 때려내면서 역대 7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35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정성훈보다 먼저 2000안타를 때려낸 타자는 6명뿐이다.최초의 선수는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삼성)이었다. 2007년 6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전인미답의 2000안타 고지를 밟으면서 마침내 한국 프로야구에 2000안타 시대를 열어 젖혔다. 프로 통산 1803경기 만에 38세 14일의 나이로 달성한 기록이었다. 양준혁은 역대 최초였을 뿐만 아니라 생산성 측면에서도 최고의 2000안타 타자였다. 역대 2000안타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타점(1389점)과 득점(1299점)을 남겼다. 2000안타 선수 중 OPS(출루율+장타율) 0.950은 최고다. 그 다음은 히어로즈 전준호의 차례였다. 2008년 9월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39세 6개월 27일의 나이로 기록을 달성해 역대 최고령 기록을 세웠다. 그는 최초로 2000안타와 2000경기 고지를 함께 밟은 선수이기도 했다. 양준혁이 배트로 점수로 만들었다면, 전준에겐 스피드가 있었다. 그는 KBO 통산 최다 도루 기록(560개)도 보유하고 있다. 두 선수는 2009년 통산 210승 투수 송진우와 함께 2000안타·200승·300세이브를 가입 요건으로 하는 '성구회'를 출범시켰다.2012년 9월 18일 한화 소속 장성호가 양준혁과 전준호의 뒤를 따랐다. 이날 포항 삼성전에서 34세 11개월 나이로 최연소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전성기 시절 '스나이퍼'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양준혁과 함께 역대 최장 기간인 9년 연속 3할 타율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안타와 타율의 상징이었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프로에 뛰어든 덕분에 다른 대졸 타자들보다 4~5년 빨리 2000안타 이정표를 세웠다. 유일하게 1500안타를 20대(29세 7개월)에 달성한 선수로 남아 있다.LG 이병규(9번)는 2014년 5월 6일 잠실 한화전에서 1653경기만에 2000안타를 완성했다. 역대 최소 경기 기록이다. 이병규는 2007년부터 3년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뛰면서 253안타를 쳤다. 일본에서 뛴 기간이 아니었다면 훨씬 더 빨리 2000안타 달성이 가능했다.두산 홍성흔의 역대 5번째 2000안타는 오른손 타자 최초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는 2015년 4월 14일 잠실 NC전에서 프로 통산 2000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앞서 달성한 양준혁, 전준호, 장성호, 이병규는 모두 왼손 타자였다. 좌타자는 우타자보다 두 걸음 정도 1루에서 가까운 데다, 스윙 후 몸의 회전도 1루 쪽으로 향해 있다. 그만큼 안타 생산에 유리하다. 우타자인 홍성흔은 발도 그리 빠르지 않아 내야 안타가 다른 타자들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그런데도 오른손 타자 최초 기록을 작성했다.LG 박용택은 지난 8월 11일 잠실 NC전에서 37세 3개월 21일 나이로 1760경기만에 2000안타를 달성했다. 팀 선배인 이병규에 이어 역대 2번째 최소경기였다. 이병규와 마찬가지로 LG 한 팀에서만 달성한 기록이라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그 덕분에 LG는 역대 최초로 2000안타 타자를 2명 이상 배출한 팀으로 기록됐다.17일 후인 28일에는 박용택의 팀 후배 정성훈이 뒤를 이었다. 홍성흔에 이어 우타자 2호이자 장성호에 이어 최연소 2위(36세 2개월)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동시에 역대 최초로 같은 팀 타자 2명이 동일 시즌에 2000안타를 달성한 최초의 사례를 남기게 됐다. 무엇보다 정성훈의 2000안타는 '무관의 제왕'이 쌓아 올린 기록이라 값지다. 1999년 데뷔한 정성훈은 2000안타 타자 가운에 유일하게 단 한번도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적이 없다. 2012년 타율 5위(0.310)가 역대 가장 높은 순위였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하게 활약해왔다는 의미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해는 2000안타 풍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LG의 박용택과 정성훈에 이어 다음 달에는 삼성이 2000안타 듀오 배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 이승엽과 박한이가 프로 통산 2000안타까지 각각 8개와 9개를 남겨 놓았다. 배영은 기자 2016.08.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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